영국?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통합과 분열의 상징이 되어버린 나라

유니언잭

 

우리에게 영국이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요? 먼저 가장 유명한 것으론 신사의 나라라는 이미지도 있고 영어의 발원지 또 산업혁명의 주도국, 제국일 때 하도 식민지가 많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도 알려져 있죠. 

오늘은 영국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영국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흔히 우리들이 영국이라 부르는 국가는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이 정식 명칭입니다. 이름부터 부산스러움이 느껴지는 나라이며 실제로도 아주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먼저 영국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본토 그리고 그중에서도 우리가 잉글랜드라고 부르는 영국의 중심 지역입니다. 그럼 네 국가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잉글랜드의 국기

 

• 잉글랜드 - 영국의 수도 런던이 위치하고 있으며 런던은 잉글랜드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잉글랜드 인구의 83프로가 런던에 살고 있습니다.
• 스코틀랜드 - 수도는 애딘버러이며 흔히 접했던 남자들 치마 하면 이 스코틀랜드의 전통의상입니다. 킬트치마라고도 일컬어지며 인구의 10프로가 분포하고 있습니다.
• 웨일스  - 수도는 가디프 315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넓은 평야가 있고 목축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북아일랜드 - 수도는 벨파스트로 종교전쟁의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네 섬 중에 가장 작으며 영국령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웨일즈의 국기

그럼 이들은 같은 나라일까 아닐까? 정식 국호에서도 알 수 있듯 사실상 다른 나라라는 인식이 앞섭니다. 유나이티드 킹덤을 이루는 연합인 거죠. 이들은 한국의 경상도, 전라도등의 개념이 아니고 미국의 주와의 자치권보다 더 강력하게 분리된 사실상 각각의 의회를 가진 다른 나라라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피파에서도 월드컵 때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네 곳이 각자팀으로 가입되어 있죠. 하지만 각각의 섬을 이동할 때 출입국 신고도 필요 없고 여권도 하나로 통합해서 씁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다른 의회와 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주체성이 다릅니다.

 

이렇게 다른데 한나라?

옛날 현재의 브리튼(아일랜드를 제외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가 있는 본섬)에는 켈트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북서쪽에 거주하던 앵클로 색슨족이 켈트족을 침공하게 됩니다. 결국 앵글로색슨족이 잉글랜드를 장악하게 되고 켈트족은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쪽으로 밀려나게 되죠. 이것도 모자라 12세기경 잉글랜드에서 아일랜드를 침공하여 속국으로 만듭니다.

16세기 헨리 8세(여성편력으로 유명한 왕이죠.)는 종교개혁을 하게 됩니다. 그런 그는 캐서린 왕비와의 이혼을 하기 위해 로마 가톨릭을 설득해 보지만 가톨릭에서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에 분개한 헨리 8세는 법을 바꾸어 버립니다. 국교였던 가톨릭을 버리고 성공회로 종교 개혁을 단행합니다. 후에 아버지가 죽고 엘리자베스 1세가 집권을 하게 되었지만 종교분쟁은 계속 있었습니다. 가톨릭을 유지해야 된다는 아일랜드와 성공회를 국교로 하자는 잉글랜드. 두 국가는 결국 전쟁까지 가게 되지만 결과는 성공회를 지지하는 잉글랜드의 대승. 지금까지도 영국은 성공회를 쭉 이어오고 있습니다.

반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왕의 혼인으로 얽혀있는 상태였고 엘리자베스 1세가 후사가 없자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가 되어 동일한 군주라는 명분으로 두 국가가 결합이 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국기

 

그리고 1707년 연합법(스코틀랜드 왕국과 잉글랜드 왕국이 합병하여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이 될 것을 결의한 법)이 제정되었고 1801년 속국이던 아일랜드까지 합치게 되면서 국호는 다시 그레이트 브리튼 아일랜드 연합국으로 명명하게 됩니다.

 

연합국가에서 독립국으로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은 아일랜드를 연합하게 되면서 화합을 잘 이루어 냈을까요? 예상하시다시피 아닙니다.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은 수시로 아일랜드의 농산물을 훔쳐가 정작 아일랜드 사람들의 먹을 것이 부족해지게 되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당시 차고 넘쳤던 감자가 주식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감자에 의존했던 사람들은 후에 재앙을 맞이합니다. 이 감자 때문에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혹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는 감자를 주식으로 하던 아일랜드 주민들에게 1845년부터 1850년대까지 감자역병(감자잎마름병)이 유행한 것이 이유였습니다. 무려 5년을 넘는 시간 동안 감자는 씨가 말랐고 사람들은 점점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식량을 훔쳐간 중앙정부에서는 나 몰라라 하게 됩니다. 오히려 '신의 뜻을 거스른 아일랜드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도움을 철저하게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총 200만 명 이상의 아일랜드인들이 이탈했는데 100만은 기근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고 200만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으로 가버린 것입니다. 지금의 미국의 토대를 이 아일랜드인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인원이 빠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849년 미국으로 이주한 아일랜드인 중 이후  미국의 35대 대통령이 되는 존 F 케네디의 증조할아버지인 패트릭 케네디가 미국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이후 케네디 가문은 아메리칸드림을 일궈낸 최고의 가문으로 성장하게 되죠.

남은 아일랜드인들은 참다못해 1919년 1월 21일부터 독립전쟁을 일으킵니다. 1921년 7월 11일 전쟁은 종결되었고 아일랜드는 지금의 북아일랜드 지방을 제외한 영토로 독립을 합의하게 됩니다. 이는 시대적 배경도 한몫하는데 세계 제1차 대전이 종전된 바로 다음 해 일어난 전쟁이라 영국으로서도 여력이 없어서인 것도 작용합니다. 이렇게 아일랜드는 완전히 영국연합에서 떨어져 나가고 1927년 북아일랜드만 차지한 영국이 국호를 또다시 변경하는데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이라는 지금의 국명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북아일랜드 국기

 

비단 아일랜드만의 일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독립의 열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스코틀랜드인데요 결혼으로 유지되던 연합의 결속력이 미미해지기 시작하면서 300년 가까이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던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두 나라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은 1970년대입니다. 이유는 스코틀랜드에서 북해유전과 더불어 천연가스가 터졌고 이를 명분 삼아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을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원유와 천연가스는 영국 전체의 원유와 천연가스의 95프로를 차지했던 만큼 결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와중 2011년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2013년 주민투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고 2014년에는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반대가 55.3프로 찬성이 44.7프로로 분리독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인원이 과반이 넘게 되면서 무산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발생하고 난 이후 또다시 분리독립의 이야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2016년 브렉시트는 결국 통과되었고 당시 스코틀랜드는 과반이상이 유럽연합에 남기를 희망했었습니다.

그런 바람과는 상관없이 이미 브렉시트는 통과되어 버렸고 그 여파가 스코틀랜드로 다가옵니다. 스코틀랜드의 어업은 높은 관세로 EU의 시장을 잃게 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최대피해지가 되면서 중앙정부에 실망한 지지세력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국민투표를 원하는 스코틀랜드 인들에게 보리스 총리는 '국민투표는 적어도 한세대 한 번만 있어야 한다.'라는 주장을 하며 선을 긋지만 그의 의지는 영향을 잃습니다. 어차피 중앙정부의 승인이 없어도 다수당은 스코틀랜드 국민당이었고 벌써 다음 의회선거를 5월에 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 의회선거에서 과반을 득표할 경우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한번 실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연 스코틀랜드 인들은 분리독립을 할 수 있을까요? 또 이러한 투표 중 고통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요? 사활이 걸린 투표이니만큼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투표와 같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지만 부디 아무도 다치지 않길 바래봅니다. 

 

한 지붕 네 개의 나라 한때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던 영국이지만 자신의 나라만큼은 자신들의 뜻대로 통합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주목해 볼만한 일입니다. 포스팅 마칩니다.